글/주절주절
다행이다
SUKWOO
2009. 9. 28. 02:46
1)
만나면,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그저 롯데리아에서 담백한 맛이 나는 파프리카 버거를 먹었을 뿐이고,
먹고나서 불러오는 배를 두들기며 수다를 떨었을 뿐인데도 어느덧 기분이 좋아져있다.
정말이지 다행스럽게도. 온통 사소한 이야기 뿐이었지만 주고 받는 대화 속에는
오랜 시간 쌓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담겨 있었다고 느꼈다면, 나만의 착각일까.
어쩐지 차가운 기운 속에서 아스란히 퍼져나오는 햇살 덕에 따스한 느낌 가득한 그런 아침 같달까..
그 아이를 만나 많이 행복해졌다.
고마운 사람~
2)
늦는 것도 앞서는 것도, 기준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상대적인 가치일 뿐이다.
그리고 나의 기준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내가 되어야 한다. 내가 다른 누군가를 기준으로 늦었다고
혹은 앞서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만큼 위험한 행동은 또 없다.
나는 나의 속도로 가고 있을 뿐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내 속도에 보조를 맞추고 함께 걷는 사람이 있다는 것.
친구라는 이름이든 연인이라는 이름이든 함께 걷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다.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