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알아가는 과정 중에 있을 때, 난 그 사람의 과거보다는 미래가 궁금하다. 나를 만나기 이전에 살아온 삶, 물론 그 시간들이 곧 지금의 그 사람을 만든 원인들일테니 차차 알 필요가 있지만, 사실 별로 흥미가 안 간다. 나도 내 과거 이야기가 별로 하기 싫거든... 지나간 과거 보다는 앞으로 닥쳐올 미래에 대해 어떤 확고한 생각 혹은 계획들을 가지고 있는지가 알고 싶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에게 나중에 우리가 '늙어도' 라는 전제를 붙인 뒤 이야기 하는 걸 좋아했다. 십년 후, 혹은 그 이후의 미래 속에, 지금 내 곁에 있는 그들을 '하나의 조화로운 그림'으로 끼워 넣을 수 있다는 의지, 혹은 결심?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지금 그들의 십년 후, 혹은 그 이후의 미래가 궁금한 이유는, 그 커다란 그림 속에 나의 자리도 있는지 확인하고 싶기 때문일까?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우리네 삶은. 그 긴 시간 끝에도 우리는 여전히 함께일 수 있을까. 수많은 물리적 악조건들을 뒤로 하고도 우리가 여전히 친구일까. 서로 다른 대륙에서 서로 다른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도 우리는 서로를 기억할까. 너의 낮과 나의 밤이 공존할 수 있을까. 내가 세살짜리 애가 하나 있고 네가 너보다 심하게 나이 많은 남자와 범죄스러운 약혼을 한다 해도 과연 우리는 친구로 남을까. 등등등. 그저 우리의 미래가 조금 궁금해진다.
모든 것은 그만큼 먼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테지만.
'글 >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림 빅 (0) | 2008.09.06 |
---|---|
잔 비우기 (0) | 2008.09.03 |
삼성 DSLR 앞으로의 행보는..? (2) | 2008.09.02 |
Ewige Wiederkunft (2) | 2008.08.29 |
I'm in trouble (0) | 2008.08.28 |
Muhammad Ali who is my role model. (1) | 2008.07.31 |
번지 점프를 하다 (2) | 2008.07.30 |
미운 정 (1) | 2008.07.23 |
나는 요즘 (1) | 2008.07.19 |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 (0) | 2008.07.12 |